사는 이야기/세상 이야기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는 곳, 그곳이 집이다-부산일보/책이 있는 풍경

무설자 2019. 12. 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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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는 곳, 그 곳이 집이다

-부산일보/책이 있는 풍경 2019.12.05


오십의 발견이갑수 산문집


김 정 관

 

티벳의 고승에게 제자가 깨닫고 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스승의 대답은 제자의 기대와 달리 너무나 평범했다. 깨달은 뒤에는 모든 것이 아주 자세하게 보여서 뜨거운 물도 미생물이 델까 싶어 식혀서 버리게 된다고 했다. 후회할 일 없이 사는 도인의 일상이 어찌 평범하다 할 까?


지천명知天命이라는 오십대를 지나 이순耳順을 앞두고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필자는 오십대가 되어 비로소 보게 된 지난 일과 지금의 일상을 담담하게 글로 옮겨 한 권의 책에 담아내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내가 집을 설계하면서 화두로 삼는 하나, ‘좋은 집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이 글에서 찾았다. ‘좋은 집이란?’이라는 질문이 추상적일지 모르지만 밤 아홉시가 지나도 불이 켜지지 않은 아파트의 밤 정경을 바라보면 이 이상의 답이 필요치 않다.


쉰이라는 나이, 천명天命을 안다는 게 무엇일까? 멀리 바라보며 앞으로만 치닫던 삶을 이제는 좌우를 살피고 뒤도 바라보며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그것이리라.

 


우리는 누구나 집에 산다. 바깥에서 지내다가 집으로 가는 게 아니다. 집에서 지내다가 잠깐 밖으로 나간다. 바깥에서 잠시 볼 일을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는 곳, 그곳이 집이다.’

                                                                           -'오십의 발견' - 현관, 세상의 우주가 붐비는 곳


원문읽기 :부산일보 책이 있는 풍경-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120517551427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