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사무실에서 밤을 기다리며 눈앞에 있는 것만 보일 뿐 먼 풍경은 온통 회색이다. 가까이 소리만 들릴 뿐 먼 소리는 빗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은 멀리 있는 건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분위기라서 편안해질 수 있다. 시간으로도 공간으로도 멀리 있는 건 나와는 무관하다고 억지로 놓아버리며 나를 돌아본다. ..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10.03.31
무소유 무설자가 쓰는 사는 이야기 1003 무 소 유 만남 법정 스님께서 입적하셨다. 법정스님을 처음 뵈었던 건 대학생이었던 유신체제가 막을 내리기 전인 1978년이었다. 부산대학교 불교학생회에서 스님을 모셔 특별강연이라는 형식으로 자리를 마련했었다. 스님의 이력에 꼭 따라다니는 민주화..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10.03.15
겨울 안에 있는 봄 겨울이야기 작년 가을, 우연히 알게 된 분으로부터 불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50대 초반의 여자 분인데 꽤 많은 유산을 상속받아 그 돈으로 절을 짓겠다는 것입니다. 인생 후반부에 정신적인 방황을 하던 중 불교를 알게 되었고 참 삶의 길을 찾게 되어 절을 지어서 회향.. 사는 이야기/세상 이야기 2010.03.02
극락에서 본 봄, 생강나무 백매 홍매가 피었더이다 정월 대보름입니다 통도사 극락암은 의외로 조용하더이다 경봉 스님이 주석하셨던 선원이라 불교와 상관없는 대보름 행사는 안 하는 모양입니다 아직 극락암의 풍경을 보니 봄은 오지 않았냐고 하시겠지요 마른나무 가지에 푸른 건 먼산의 소나무와 절 뒤의 대나무 뿐입니다 봄...분명히 와 있을 것.. 사는 이야기/세상 이야기 2010.02.28
수건과 비누곽 손을 깨끗이 씻고나면 누구나 손에 묻은 물기를 수건에 닦습니다. 특히 집에서는 특별한 세제를 써가면서 거품을 충분히 내어 정성을 들여 깨끗하게 씻지요. 그런데도 시간이 지나면 깨끗했던 수건에 누렇게 때가 탑니다. 참 이상한 일이지요. 분명히 깨끗이 씻은 손을 닦는데 왜 수건이 그렇게 더러.. 사는 이야기/말 없는 말 2010.02.24